근무하면서 학사취득을 할 수 있을까? 독학사를 시작하기 전에도 학사 취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학을 1년 더 다니면서 학점을 채우는 학점은행제도 생각 해 봤다. 하지만 근무지가 공부할 수 있는 대학과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근무하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면서 공부할 자신이 없었다. 현재는 일근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직장이여서 근무형태가 바뀌면 중간에 포기를 해야 하는 처지이고, 그럼, 그동안의 들였던 노력과 시간, 비용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날아가는데 방통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친구가 독학사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독학사 또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더 늦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 근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문대가 4년제로 바뀌면서 졸업하는 후배들은 다 학사 취득을 하고 들어오는데, 선배로서 학사 취득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업무를 더 전문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석사과정이 필수인데, 그 전에 통과해야 할 관문이 바로 학사 취득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인터넷에 ‘독학사’라고 검색해보니, 꽤 많은 사이트들이 보였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할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마침 주위 후배 중에 독학사를 합격했다는 후배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전화를 했다. 어떻게 독학사를 공부 했냐고... 후배의 답변은 독학사 관련 사이트를 찾아서 등록하여 공부했다는 거였다. 그런데 시험장을 가보니, 본인이 회원가입해서 공부했던 곳의 교재로 공부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고, YJ 학사고시 교재를 많이들 보고 있었다며, 그쪽에 가입해서 상담해 보라는 거였다.
선경험자에게 엄청난 정보를 받고, YJ 학사고시에 문을 두드렸다.



 남들은 몇 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는데 늦게 시작해도 괜찮냐는 질문에, 인터넷 강의 시간표를 다 맞춰서 보내주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는 선생님 말씀에 한시름 걱정이 놓였다. 그렇게 남들보다 3달은 늦은 시작이었지만, 보내주신 계획표대로 강의를 시청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근무하면서 주어진 업무가 많아지면서 계획표대로 듣지 못하고 강의가 많이 밀리게 되었다. 그때마다 담당 선생님께 전화해서 상황을 말씀드렸고, 담당 선생님은 남아 있는 내용에 맞춰서 계획표를 다시 짜서 보내 주셨다. 그래서 시험보기 전까지 인터넷 강의는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었다.


 시험 날짜가 가까이 다가오자, 이제까지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초조함 때문인지 내용이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각 과목별로 요점정리 노트를 만들어서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전공과목은 강사가 중요하다고 한 내용을 우선으로 요약을 해 나갔다. 담당 선생님도 문제풀이 보다는 교재 위주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셔서, 주위에서 뭐라고 하던 선생님이 알려주신 방법대로 해 나갔다. 그리고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무조건 선생님께 여쭤 보았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기억할 정도로 엄청 담당 선생님을 괴롭히고 또 괴롭혔던 것 같다. 그때마다 짜증내지 않고 차근차근 잘 설명해 주신 이은미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출제경향을 보면, 국어 같은 경우는 작품이외에 일상에서 쓰이는 (예: 사잇소리, 국어사전 등록 순서, 올바른 표기법, 표현법-대조법, 은유법 등)것을 묻는 문제가 출제 되었고, 국사 같은 경우는 한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묻는 문제가 출제 되었다.(예: 주관식 출제 경향을 보면 최영과 이성계가 조선 건국 하는 과정, 위화도 회군 등을 묻는 문제,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금속활자, 고종이 대한제국을 수립하고 연호를 무엇이라 하였는가? 등)


 전공과목은 강의에서 중요하다고 한 것 이외에, 간호연구 같은 경우는 연구에 대한 결과를 해석하지 못하면 풀지 못하는 문제가 많았다.(예 지문을 주고 상관계수, 유의도가 얼마가 나왔다. 이 연구가 두 독립변수간의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질적/양적 연구로 구분되는 통계법, 질적 연구의 개념, 연구범위를 묻는 문제 등) 간호연구는 실제 논문을 쓴다 생각하고 연구 결과 해석하는 능력까지 갖춰져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였다.



 주관식에 대한 배점이 높기 때문에, 공부를 할 때도 대충 문제와 답을 외워서 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주관식으로 출제 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얼마만큼 내용을 충실하게 적어내려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장에 들어가면 머릿속에 내용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아는 내용도 다 적지 못하고 나오는 문제가 허다하다. 주관식 점수를 그렇게 후하게 주는 것이 아니다. 꼭 들어가야 할 내용들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점수는 높게 나오지 않는다.


 시험장을 빠져 나오면서 드는 생각... ‘한번 다시 보면 진짜 잘 볼 수 있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올 수 없다지만, 나 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이왕 시작한 것 열심히  해보라는 것이다.


 독학사 공부를 하면서...
나이 먹어서 공부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하지만 공부라는 것이 묘한 매력이 있어서, 나태해질 수 있는 나의 삶에 활력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망설이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일단 한번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답은 저절로 찾아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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